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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이제 미국의 금리 정책에 의존하지 않는다.

by The Raven 2021.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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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이제 미국의 금리 정책에 의존하지 않는다.

한화투자증권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성공투자로 이끄는 계단, STEPS’에 올라온 김일구 상무님의 영상 내용을 요약해보았다.


최근 국내 주식, 채권시장의 약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미 연준의 정책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테이퍼링이 글로벌 자금 흐름에 변화를 낳아서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지고 있다는 의견이 많은데, 정말 현재의 상태를 미국 시장의 움직임과 미 연준의 정책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게 맞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국내 시장이 미국 시장에 영향을 받을 수 도 있지만, 이는 case by case로 판단해야 한다.)

그럼 현재 시장의 움직임의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한국을 비롯한 주요 신흥국들이 미국의 정책을 뒤따라가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

러시아의 경우, 중앙은행 금리가 연 초에는 4.25%, 지금은 7.5%로 3월부터 총 6번 인상되었다.

러시아의 2021년 금리 추이 (출처: 인베스팅닷컴)

브라질 역시 올 해 6번 금리인상을 진행하여 기준 금리가 2%에서 7%로 뛰었다.

브라질의 2021년 금리 추이 (출처: 인베스팅닷컴)

중국의 경우, 금리를 올리진 않았으나 금리 인상을 한 것과 같은 수준의 상당한 긴축을 진행 하고있다. (일례로, 헝다 그룹과 같은 대기업을 구제해 주지 않고 있음.), 또한 가계 대출 제한, 부동산에 대한 과세를 진행하며 시중의 돈을 줄이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왜 이들 신흥국들은 미국의 정책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을까? 이유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기다리면서 뒤따라가는 건 너무 늦는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들은 미국 따라가다가 한 번씩 경제가 망가진 경험을 해본 나라들이다.

미 연준은 한 번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 무섭게 올리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미국의 대출 금리의 특성에 있다. 한국의 경우 가계 대출, 부동산 관련 대출(주택담보대출)이 대부분 변동 금리로 이루어져 시장 금리가 올라가면 가계가 부담하는 이자가 같이 높아진다. 그래서 급격한 금리 인상이 어렵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는 가계의 모기지 대출이 장기 확정 금리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정부도 장기로 자금을 차입하여 10년, 30년 국채 시장이 잘 활성화 되어 있다.

따라서 미 연준이 금리를 급격하게 올려도 가계나 미 정부가 받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미국은 10~30년 장기로 자금을 빌려주는 투자자층로 넓게 분포되어 있을 정도로 장기채 시장이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 포함 신흥국은 이렇게 발달된 장기채 시장이 없음.)

또한 미국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물가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미국은 서비스 중심의 국가로 인플레이션 발생 시 금리를 올리면 서비스 소비가 억제되어 인플레이션 제어가 가능하다.

반면 신흥국들은 제조업 중심 국가이면서 원자재의 비중이 크다. 그래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물가가 바로 자극 받는다. 이 상황에서 금리를 올려서 국제 원자재 가격 잡을 수 있을까? 안 된다.

또 한 가지. 미국은 자산 버블을 걱정하지 않는다.

역사상 미국은 여러 번의 버블 붕괴를 겪었지만, 정작 미국보다 다른 나라들이 더 큰 타격을 입었다.

  • 1987년 블랙먼데이: 당일 다우존스지수가 23% 하락했으나 미국은 이틀 후 지수를 회복함. 대신 일본이 망함.
  • 2000년대 닷컴 버블: 닷컴 버블 붕괴 후 당시 유로존을 막 출범시킨 유럽에서 자산 버블 및 가계와 정부의 재정 적자가 발생 -> 2010년대 유럽 재정위기를 초래.

결국 미국은 버블 붕괴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먼저 긴축하지 않는다. 오히려 버블을 빨리 잡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버블 안에 혁신이 있을 수 있기 때문, 버블 안에 혁신이 숨어있는지 어떻게 알 것인가?

예시) 1996년 당시 그린스펀 (Alan Greenspan) 연준 의장은 나스닥의 활황을 두고 비이성적 과열 (Irrational exuberance)이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는 사실 IT 혁신의 시발점이었고, 이 발언은 연준 내에서도 최악의 실언으로 뽑힘. 이후 연준에서는 시장이 버블인지 혁신인지 함부로 판단하지 않음.

이런 미국의 패턴을 모르고 뒤따라가다가 한국은 1997년에, 러시아와 브라질은 2013년, 2014년에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는지라, 이번에는 미국을 따라가지 않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즉, 현재 한국 등 신흥국들의 시장 움직임은 미국을 중심으로 봐야할 때가 아니다.

지금 시장 흐름의 본질은 미국을 제외한 신흥국들이 정책적으로 미국을 따라가지 않겠다는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이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비를 사전에 하겠다는 생각으로 긴축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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