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사람들의 가장 고약한 적은 우울증이다."
다음의 문장로 시작하는 '기발한 자살여행'은 핀란드 작가 아르토 파실린나의 대표작이다. 사업에 연이어 실패하면서 삶의 낙이 없어진 온니 렐로넨은 성 요한절 저녁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위해 권총을 쥐고 외딴 들판의 어느 창고를 찾아 간다. 그 곳에서 그는 아내와 사별 후 역시 삶의 낙을 잃어버린 핀란드 동부 지역 여단장, 대령 헤르만니 켐파이넨을 만난다.
이렇게 우연히 만나 자살에 실패한 두 사람은 이 나라에 자신들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더 있을 거라는 생각에 전국에 신문 광고를 낸다.
암호는 "공동의 시도"
곧 수 백통의 답신이 도착하고 이 중 렐로넨과 켐파이넨을 비롯한 20~30명의 이 우울한 인간들은 "멋지게" 죽기 위해 전세 버스를 빌려 핀란드 전역을 유랑한다. 이들의 여행은 결국 핀란드를 넘어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는데,,,, 죽음조차 두려워 하지 않는, 오히려 반가워 마지 않는 이 우울한 자살 단원들의 거침없는 여행은 어딜 가도 좌충우돌이다.
이 소설은 자살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시종일관 우습고 황당한 사건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소설의 등장 인물들은 모두 인생에 대한 진지하면서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심지어 하나같이 인간미가 넘친다). 하지만 제3자인 독자들의 눈엔 이들의 행동은 하나 하나가 우스쾅스럽고 한편으론 한심해 보이기까지 한다. 즉 소설은 독자들에게 자살 단원들의 시시콜콜한 자살 이유와, 여행 중 일어나는 이들의 심적 변화를 보여줌으로써 결국 개인사라는 건 당사자에게는 세상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정작 다른 사람들에겐 혹은 당사자에게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별 일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본 소설은 꼭 자살까지 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삶이 우울하고 일상 속에서 더 이상 새로운 재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권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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