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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신이 이란의 매와 러시아의 비둘기가 될 수 없는 이유

by The Raven 2024. 4. 23.

2024년 4월 18일 미국의 전쟁 관련 싱크탱크 ISW (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에 실린 리포트입니다. 

이 리포트는 러시아와 이란의 긴밀한 군사적 관계를 소개하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란) 분쟁이 분리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아래에 해당 리포트를 번역, 요약하였습니다.


원글:  Why You Can't be an Iran Hawk and a Russia Dove | 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 (understandingwar.org)

 

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

Why You Can’t Be an Iran Hawk and a Russia Dove Frederick W. Kagan, Ashka Jhaveri, Annika Ganzeveld, Nicholas Carl, and George Barros April 18, 2024 A Russian victory is an Iranian victory. Moscow and Tehran have formed a military bloc with the aim of de

www.understandingwar.org

 

러시아의 승리는 곧 이란의 승리이다.

모스크바와 테헤란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대항하기 위한 군사 블록을 형성하였다. 양국은 약 10년 동안 시리아에서 서로 협력해왔다. 러시아는 이란에게 첨단 방공망 및 여러 군사 기술에 대한 접근권을 부여했고 이란은 수 천대의 이란제 드론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러시아에 건설하였다. 

우크라이나전에서 러시아가 승리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자원을 활용하여 자국의 군대를 재건할 것이고 동시에 이란을 도울 것이다. 만일 당신이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이란의 운명이 러시아와 함께할 것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러시아와 이란 사이의 군사 연합은 2015년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Islamic Revolutionary Guards Corps) 쿠드스군(Quds)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Qassem Soleimani)가 시리아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결성되었다. 러시아는 솔레이마니를 돕기 위해 지상군과 전투기, 여러 정보 자산 및 스페츠나트(Spetsnaz)를 파견하였다. 러시아는 레바논 헤즈볼라와 이란이 통제하는 이라크 민병대에게 항공 지원을 제공하였고 미국이 지지하는 반이란 세력과 맞서 싸웠다. 

시리아에 파견된 러시아군 (출처: BBC)

이란은 시리아에서 러시아와 같이 다양한 연합 군사 작전을 수행하면서 폭넓은 작전 경험과 노하우를 습득하였고 러시아는 라타키아(Latakia) 인근에 공군기지를, 타르투스(Tartus)에 해군 기지를 건설함으로써 이득을 보았다. 

러시아는 ISIS 퇴치를 시리아 내전에 대한 참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듣 ISIS 퇴치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대신 친이란 기조의 바샤르 알아사드(Bashar al-Assad) 시리아 대통령을 도와 야당을 무너뜨리는 데에 집중하였다. 러시아는 오히려 ISIS와 싸우는 미국 및 동맹국의 작전을 방해하기도 하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러시아-이란의 군사 협력은 극적으로 확대되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으로의 미사일 공급에 차질을 빚자 이란은 2022년 8월 수 백대의 정찰 및 공격용 드론을 제공하여 우크라이나 방공망에 대한 압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왔다. 심지어 이란은 타타르스탄 공화국에 드론 생산 공장을 건설하였다.

2023년부터 양국은 상호 군사 및 안보 지원을 긴밀하게 확대하였다. 이란의 법집행부 사령관 아마드 레자 라단(Ahmad Reza Radan) 준장은 2023년 6월 모스크바를 방문하여 안보 문제에 대한 협력 확대를 논의하였다. 라단의 방문은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이 실패하고 며칠 뒤 이루어진 것이다. 

같은 해 8월에는 이란 육군 사령관 키오마르스 헤이다리(Kiomars Heydari) 준장이 러시아의 올렉 살류코프(Oleg Salyukov) 장군과 만나 협력 확대를 논의하였고, 9월에는 세르게이 쇼이구(Sergei Shoigu) 국방장관이 테헤란을 방문했다. IRGC 항공우주군 사령관 아미르 알리 하지 자데흐(Amir Ali Hajji Zadeh)는 쇼이구와 함께 이란의 드론, 미사일, 방공 무기고를 둘러보았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후 이란의 참모총장과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 전쟁에 대해 논의했고 이러한 교류는 2024년에도 이어졌다. 양국이 각자 중요한 군사적 문제가 발생한 시기에 빈번하게 교류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

러시아의 지대공 미사일 S-300 (출처: 위키백과)

러시아는 2016년에 제공한 S-300 포대외에도 이란에 여러가지 자원을 제공해왔다. 2022년 8월에는 이란의 카이얌(Khayyam) 감시 위성이 러시아에서 발사되기도 했다. 

러시아는 이란에 첨단 감시 소프트웨어, 현금, 우주발사체(SLV),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기술을 지원했다. SLV 프로그램은 핵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러시아는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노획한 재블린(Javelin), 스팅어(Stinger) 등의 미국 및 NATO 무기를 이란과 공유하고 함께 대응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이란은 러시아에 핵물질 확보와 핵연료 제조에 대한 도움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4년 4월 13일 이스라엘을 향한 이란의 공격 (출처: 더 가디언)

지난 2024년 4월 13일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드론-미사일 공격도 러시아-이란의 군사 협력을 통해 계획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서방은 이 공격의 실패를 두고 안심해선 안 된다. 이란은 이스라엘 방공망을 뚫기 위해 필요한 탄약의 양과 공격 유형의 조합을 이해할 수 있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취약점을 찾으려는 반복된 시도가 결국에는 성공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전훈을 기꺼이 이란과 공유할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러시아는 이란과의 우호 관계와 이스라엘 및 다른 중동 국가와의 우호 관계를 균형적으로 유지하려 했었다. 하지만 침공 이후 푸틴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이란을 지지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제 러시아는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던 시대를 종식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이스라엘이 반대하는 가자 지구 휴전을 옹호하고 있으며, 하마스, 팔레스타인 지도부 및 기타 이란과 연관된 민병대 대표들을 모스크바로 초청했다.

어떤 보고에 따르면 러시아는 심지어 헤즈볼라에게 방공 시스템을 제공할지 고려했다고 한다. 2024년 3월 19일 에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olsadati) 이란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대화를 했고 여기서 푸틴은 팔레스타인 문제에 있어 이란과 더욱 효과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과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출처: 로이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면 러시아는 이란에 첨단 무기를 제공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러시아 방위 산업은 우크라이나에서 입은 피해를 보충하기 위해 수출을 생각할 수 없는 상태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첨단 군사 시스템에 대한 수출을 재개할 것이고 이란에 그 어느 때보다 진보된 군사 시스템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 시점에서 러시아와 이란은 반서구 문명 구축이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중동에서 이란에 저항하기 위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승리하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성립될 수 없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실패한다면 그 상처를 치유하느라 이란을 돕는 게 여의치 않을 것이다. 반대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미국과 NATO에 승리하고 우크라이나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러시아는 미국을 중동에서 추방하려는 이란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이란 군사 블록이 긴밀하게 동작하고 있다는 사실과 러시아의 승리가 곧 이란의 승리라는 불편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반대로 러시아의 피해는 이란의 피해라는 점에서 이란을 봉쇄하기 위해선 우크라이나를 돕는 것을 지지해야 한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벌어지는 두 전쟁이 실은 같은 운명을 지니고 있다는 시각이 이채로웠습니다. 

미국으로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관리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난감한 입장으로 보이네요. 게다가 선거도 다가오고 있고,,,

11월에 만일 트럼프가 당선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중단할 것 같은데 이후 중동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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