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는 2018년에 제작된 영화로 16세기 중반 스코틀랜드의 여왕이었던 메리 여왕의 일대기를 다룬 역사 영화이다.
동시기에 잉글랜드는 엘리자베스 1세의 통치하에 있었고, 엘리자베스 1세 이전에는 피의 메리(Bloody Mary)라 불리는 또 다른 메리 여왕이 잉글랜드를 다스리는 등, 이 시기 브리튼 섬에는 여성 군주가 종종 등장하곤 했다.
영화는 프랑스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던 메리 여왕이 스코틀랜드로 돌아오는 시점부터 시작하는데 이 시기 스코틀랜드는 정치적으로나 종교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당시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와의 계속된 전쟁으로 국력이 매우 피폐해진 상태였고, 귀족들은 개신교를 믿는 친잉글랜드파와 카톨릭을 믿는 친프랑스파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종교개혁이 있어난 유럽 대륙으로부터 개신교가 전해져 스코틀랜드 백성들 사이에 개신교가 널리 전파되고 있었는데, 메리 여왕의 어머니이자 당시 스코틀랜드를 섭정 통치하던 마리 드 기즈는 스코틀랜드 내 개신교도들을 무자비하게 박해하고 있었다.
이에 종교개혁 세력은 스코틀랜드 왕가에 반발하여 반란을 일으키고, 개신교(성공회) 국가인 잉글랜드에 도움을 청해 무기와 자금을 지원받는 등 스코틀랜드는 말그대로 막장 상황.
바로 이 시기 메리 여왕이 스코틀랜드로 돌아 오게 된 것이다.
사실 메리 여왕의 스코틀랜드 귀환은 스코틀랜드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에서도 주목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잉글랜드는 엘리자베스 1세가 통치하고 있었는데, 엘리자베스 1세는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은 상태였고, 그녀는 아버지 헨리 8세의 마지막 후손이었기 때문에 잉글랜드의 다음 왕위 계승자는 헨리 8세의 윗대인 헨리 7세의 후손 중에서 찾아야 했다.
그리고 바로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이 헨리 7세의 증손녀였기에, 이대로 엘리자베스 1세가 세상을 떠나면 왕위 계승 서열상 잉글랜드의 다음 왕은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이 되는 것이다.
결국 이같은 배경으로 엘리자베스 1세는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을 계속 신경쓸 수 밖에 없었고 어쩔땐 인간적인 호의를 느끼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협할 수 있는 정적으로 경계하게 된다.
스코틀랜드로 돌아온 메리 여왕은 카톨릭과 개신교의 공존을 도모하고 동시에 잉글랜드와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지만, 메리 여왕의 지지 세력이 워낙 미미했고 메리 여왕 자체도 군주로서 일국을 통치하기에는 정치적, 외교적 감각이 부족하여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 한다.
이런 측면은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 1세와 크게 대비되는 부분이다.
결국 스코틀랜드 내에서 메리 여왕을 축출하기 위한 음모와 반란이 계속되고 결국 메리 여왕은 아들 제임스 6세를 남겨둔 채 잉글랜드로 망명하게 된다.
영화에서는 잉글랜드로 망명하기 직전 메리 여왕과 엘리자베스 1세가 잠깐 만나서 대화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 역사에서는 두 사람이 직접 대면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
잉글랜드로 망명한 메리 여왕은 그 후 18년간 유폐 생활을 하였고 결국 엘리자베스 1세는 정치적 위협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그녀를 반역 혐의로 처형한다.
여담으로 엘리자베스 1세는 결국 후계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나고, 잉글랜드의 왕위는 메리 여왕의 아들인 제임스 6세(잉글랜드 관점에서 제임스 1세)가 차지하게 된다.
(물론 이후에도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는 끊임없는 갈등 관계에 놓인다.)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여왕이 다스리던 16세기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역사에 관심이 많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다만, 킹덤 오브 헤븐과 같은 대규모 전투씬을 기대하면 실망할 확률이 높다.
그리고 두 국가 사이의 복잡한 종교적, 정치적 이해 관계에 대해선 영화 내에서 따로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에 관련 배경 지식이 없으면 영화 줄거리를 이해하는 데에 조금 혼란스러울 수 있다.
메리 여왕 역은 아일랜드 배우 시얼샤 로넌이 맡았으며, 엘리자베스 1세역에는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할리 퀸으로 유명한) 마고 로비가 분하였다. 극 중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 초상으로 남은 두 여왕의 모습과 매우 흡사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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