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개인 시간을 낼 수 있게 되어 계룡산에 갔다 왔다.
수원에서 계룡산까지 네비게이션 기준으로 2시간이면 도착한다고 나와 금방 가겠거니 했는데, 고속도로가 엄청나게 막히면서 4시간 넘게 걸렸다.
차도 막히고 중간에 휴게소도 두 번이나 들르는 등 과하게 여유를 부린 탓에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도 점심이 되어서야 계룡산에 도착했다.
그래도 날씨는 매우 쾌청해서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차로 산어귀에 도착하면 꽤 큰 규모의 주차장이 있어 주차에 불편함은 없었다. 유료 주차장이지만 하루에 4,000원이어서 부담은 없다.
산에 올라가기 전에 먼저 점심밥을 먹기로 했다. 두부 전문 식당에 갔는데, 난 왠지 이 날따라 된장찌개(9,000원)가 당겼다.
계룡산 국립공원 입구로 들어서면 먼저 깨끗한 계곡이 맞이한다.
동학계곡이라는 작은 계곡을 따라 산을 오르는데, 물이 정말 깨끗해서 바닥까지 훤히 보인다.
햇볕이 제법 있었지만, 울창한 숲이 그늘을 만들어줘서 덥지 않고 상쾌했다.
국립공원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사찰 건물들을 볼 수 있다.
입구에 '계룡산동학사(鷄龍山東鶴寺)'라 적힌 일주문을 시작으로 관음암(觀音庵), 길상암(吉祥巖), 미타암(彌陀庵) 등의 동학사 부속 건물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계룡산 동학사는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의 승려 상원이 창건한 사찰이라고 한다.)
큰 북이 달린 범종루(梵鐘樓) 아래에는 가사를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중국어 노래가 나오는 가운데 대나무로 만든 컵이나 팔찌 따위를 파는 기념품 가게도 있다.
범종루와 대웅전을 지나고 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길이 험해진다. 동학사까지는 잘 포장된 아스팔트 길 옆으로 평이한 산책로였는데, 여기를 지나면 돌길로 바뀐다.
그리고 조금 더 올라가다보면 기존의 등산로가 낙석 위험으로 출입이 금지되었다는 안내판과 함께 계단으로 된 우회 등산로가 나타나는데, 계단 개수가 대략 600~700개 정도 된다.
나의 원래 목표는 정상인 관음봉까지는 못 가도 은선폭포까지는 가는 것이었는데, 체력의 한계로 이 계단 등산로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돌아오고 말았다. (무리해서 더 갔다간 뭔 일 났을지도...)
그나마 날씨가 좋아 파란 하늘을 담은 사진을 남길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대전에서 하룻밤 자고 올라오는 길에는 대전온 기념으로 성심당을 들렸다.
대전의 최고 명물답게 비가 오는 날씨에도 아침부터 많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입장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는데, 가게 안에는 손님이 매우 많아서 고로케와 튀김소보루 한 세트만 간신히 사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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