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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교육, 공부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우는 부모의 한마디 (리사손 교수)

by The Raven 2024. 9. 9.

https://youtu.be/bpErhYj1nBI?si=4Q7JeecGU7ndUKWO

 

미국에서는 안 쓰는데 유독 한국 부모들이 많이 하는 표현

한국에서는 유독 어린 아이들에게 천재라는 말을 많이 한다.

미국에서 천재라고 하면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어렸을 때 남들보다 조금만 배움이 빨라도 천재, 영재라는 말를 너무 쉽게 한다. 그리고 시험 점수를 잘 받으면 "너 정말 똑똑한 애구나." "너 천재 아니야?"처럼 노력보다는 타고난 것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한다. 비단 공부 뿐만이 아니라 외모나 성격에 대해서도 타고난 부분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한다.

"너 너무 예쁘다", "너 왜 이렇게 예뻐?"
"너는 원래 얌전하잖아", "너 원래 말 잘하잖아"
"그렇지, 누구 딸인데" 
"그래 네 아빠가 수학자인데 너도 잘하겠지"

 

부모들이 아이들을 지지해주고 자신감을 키워주고 싶은 마음에서 하는 이런 칭찬은 완전히 반대의 효과를 가져온다.

 

타고난 것을 강조하거나 칭찬할 때 생기는 문제

아이들은 어렸을 때 부모의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그래서 아이에게 부모의 말은 매우 중요하고, 말을 못하는 아기 때부터 부모의 말을 듣고 기억한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너 너무 예쁘다', '너 왜 이렇게 예뻐?' 같이 타고난 것을 가지고 자꾸 칭찬하면 아이들은 '타고난 게 중요하구나'라고 배울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타고난 것에 대한 칭찬을 듣고 자란 아이는 노력의 효용을 믿지 못하게 되고 쉽게 포기해린다. 그래서 해보고 싶은 것이 있어도 잠깐 해보고 오래 걸릴거 같은면 '나 원래 이거 싫어'라면서 쉽게 그만두게 된다.

예를 들어 영어를 배울 때, 아이가 시험을 봤는데 다른 아이가 나보다 점수가 잘 나오거나 발음이 조금 이상하게 나오면 '나 원래 영어가 싫었어'라며 그냥 포기해버린다. 수학의 경우도 비슷하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수학의 난이도는 비교적 평이하다. 그래서 100점을 받기 쉽고 똑똑하다는 얘기도 듣기 쉽다. 하지만, 중학교로 가면 수학은 갑자기 어려워진다. 이 시점에서 문제가 잘 이해 안 되고 오래 걸릴 것 같고 바로바로 해결이 안 되면, '나 안 할래', '나 학원 안 다닐래'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런 아이들은 평생 아무 것도 못 하게 된다.

아이가 이런 말을 하면 한국 부모들은 사춘기 핑계를 댄다.

"쟤가 사춘기라고 그래"

 

부모들이 솔직해져야 한다. "중학교 공부는 어렵다", "그리고 너는 천재가 아니야". 어렸을 때 이 얘기를 했으면 그 아이는 중학교, 고등학교 공부 할 준비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아기때부터 똑똑하다, 예쁘다 같은 타고난 것에 대한 칭찬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사람들은 아이한테 넌 천재야라고 말하면 아이가 좋아할 거라고 믿는다. 아이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말을 듣고 자라면 다음 번에도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오히려 불안감이 생기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피아노 경연에서 1등을 하고 피아노를 그만둬 버리는 아이가 그런 경우이다. 나는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1등을 했는데,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피아노 천재인가봐' 라고 생각하면 그 아이는 너무 부담이 되서 더 이상 연습을 안 하고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Adobe firefly로 생성한 AI 이미지입니다.

리사 손 교수 본인은 어렸을 때 한 번도 (공부에 있어서) 천재라는 말을 들어 보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실수도 망설임없이 할 수 있었고, 들킬 것도 없었고, 누가 "이거 몰라?"라고 하면 "응, 나 몰라. 배우면 되지"라는 마음가짐이 가능했다고 한다. 반면, 운동은 어렸을 때 꽤 잘해서 주변으로부터 종종 운동에 소질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는데 그게 부담이 돼서 누가 운동 시합을 하자고 하면 망설이게 되었다고 한다.

 

점수보다 더 중요한 것 (메타인지)

결과만 보고 칭찬하는 것이 안 좋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가장 좋은 것은 점수에 신경 쓰지 않는 것이다. 시험을 보고 오면 점수에 대해서 물어보지 말고 "시험 어땠어?, 네가 공부한 부분에서 나왔어?" "재미있는 질문이 있었어?" "고민해야 하는 질문이 있었어?"라고 묻는 게 낫다.

사실은 점수보다는 무엇을 배웠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 지식은 단기간에 벼락치기로 익힌 건지 온전히 나의 지식으로 습득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험을 본 후에는 익힌 내용을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확인해봐야 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아이의 메타 인지가 생겨난다. (메타인지: 자신의 사고, 학습, 기억, 문제 해결 과정 등을 스스로 관찰하고 이해하는 능력)

이렇게 점수보다 아이가 지속적으로 이해하고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부모가 알아봐주면 아이의 자신감이 올라가게 된다.

 

부모의 학습 열등감이 자녀에게 대물림 되는 이유

인지과학자 시안 베일록(Sian Beilock)이 불안의 전염(Anxiety contagion)이라는 현상에 대해 연구한 내용이 있다. 

예를 들어, 엄마가 학창시절에 수학을 잘 못했다고 하자. 이 엄마는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에게 일찍부터 수학을 가르치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나와 다르게 아이는 수학을 잘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런 엄마가 어렸을 때부터 아이에게 수학을 가르치면 엄마의 불안이 아이에게 옮겨진다고 한다.

한국의 부모들은 아기 때부터 아이들에게 영어를 많이 시킨다. 그래서 '초2까지 영어를 끝낸다.', '3학년 부터는 수학이 어려워지니까 수학에 올인해야 한다.'와 같은 불안감으로 아이들을 교육시킨다. 이렇게 아이에게 전이된 불안감은 배우고자 하는 아이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자신감을 떨어뜨린다. 

어릴 때는 모든 실수를 다 보여주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 해결 방법을 생각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런 과정 없이 어른이 되면 실수를 했을 때 일어서는 법을 모른다. 어릴 때부터 연습과정에서, 배우는 과정에서 실수할 시간을 가지는 게 좋다. 부모가 수용해주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는 부담없이 실수를 보여주며 안정감을 느낀다. 어렸을 때부터 천재, 신동 소리를 듣고 자란 아이들은 실수를 안 보여주려고 한다. 

 

관련 자료

임포스터 (Imposter) 가면을 쓴 부모가 가면을 쓴 아이를 만든다, 리사 손 저

 

리사 손 교수 양력

  • 콜롬비아대 바너드칼리지 심리학과 교수
  • 콜롬비아대 심리학 박사학위
  • 프린스턴고등연구소 방문 연구원
  • 저서 '임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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