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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잡: 글로벌 금융위기와 월가의 그림자

by The Raven 2021.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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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한 지 10년이나 지난 영화 '인사이드 잡'을 최근에 보았다.

'인사이드 잡'은 2010년에 개봉했던 다큐멘터리 영화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전후 상황을 다룬 영화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훨씬 이전부터 미국 내 금융 규제가 완화되는 과정, 그리고 대형 금융사들이 위험한 금융 상품을 만들어 파는 과정을 차근차근 보여주면서 글로벌 금융 위기가 촉발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알기 쉽게 보여준다.

'인사이드 잡'의 한 장면 - 부채담보부증권(CDO)가 만들어지는 과정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현장에 있덨던 미국 정부 및 연준 관계자, 금융사 고위 임원, 경제학계 관계자들을 직접 섭외하여 인터뷰를 진행함으로써 당시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 영화를 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뤘던 또 다른 영화 '빅 숏(Big Short)'이 생각났는데, 빅 숏이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측하고 그 기회를 살려 큰돈을 번 영웅들의 신화 같은 이야기라면, '인사이드 잡'은 월가의 무책임과 탐욕으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그 세계가 어떤 고통받았는지를 보여주는 비극이라 할 수 있다.

'빅숏'의 한 장면

그밖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고, 현재(영화 속 시점으로 2010년)는 어떤 상황인지도 건조하게 그리고 있다.

'인사이드 잡'의 한 장면 - 글로벌 금융위기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텐트촌
'인사이드 잡'의 한 장면 - 부실대출상품이 활발히 팔린 2003년~2008년까지 4억 7천만 달러를 받은 월가의 어느 CEO

2000년대 미국 금융 시스템의 부조리함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영화 '인사이드 잡'. 글로벌 금융 위기와 현대 금융 시스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볼 만한 영화라 생각된다. 

2021년 현재도 13년 전 금융위기로 직장을 잃고, 집을 잃었던 사람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아래는 올해 초 게임스탑(GME) 사태가 일어나던 때, 글로벌 금융위기로 집안이 몰락한 어느 레딧 유저가 남긴 글의 일부이다.

이미지 클릭시 해당 레딧으로 이동

I remember when the housing collapse sent a torpedo through my family.
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우리 가족을 박살 낸 걸 기억해.

My father's concrete company collapsed almost overnight. My father lost his home. My uncle lost his home.
우리 아버지의 굳건한 회사는 하루아침에 전부 날아가 버렸어. 아버지께선 자신 명의의 주택도 잃으셨지. 삼촌도 마찬가지야.

I remember my brother helping my father count pocket change on our kitchen table. That was all the money he had left in the world.
난 아버지께서 식탁에서 잔돈 세시는 걸 형이 도와주던 것도 기억나. 그게 아버지가 가진 마지막 남은 돈이었어.

While this was happening in my home, I saw hedge funders literally drinking champagne as they looked down on the Occupy Wall Street protestors. I will never forget that.
우리 집안에선 이렇게 일이 꼬여갈 때, 난 월가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월가 점령 시위를 내려다보면서 축배를 들던 걸 보고 말았어. 난 그 일을 절대로 잊지 못할 거야.

My Father never recovered from that blow. He fell deeper and deeper into alcoholism and exists now as a shell of his former self, waiting for death.
아버지는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셨어. 점점 술독에 빠지게 되었고, 이젠 산송장 신세가 되어 죽는 날만 기다리고 계시지.

This is all the money I have and I'd rather lose it all than give them what they need to destroy me.
이건 내가 가진 전 재산이고, 저 놈들이 날 먼저 파괴하기 전에 차라리 내가 먼저 다 날려버리겠어.

Taking money from me won't hurt me, because i don't value it at all.
내 돈을 뺏어간대도 나한테 상처가 되진 않아. 왜냐면 난 전혀 아깝지 않거든.

I'll burn it all down just to spite them.
놈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전부 불태워버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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