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한 지 10년이나 지난 영화 '인사이드 잡'을 최근에 보았다.
'인사이드 잡'은 2010년에 개봉했던 다큐멘터리 영화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전후 상황을 다룬 영화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훨씬 이전부터 미국 내 금융 규제가 완화되는 과정, 그리고 대형 금융사들이 위험한 금융 상품을 만들어 파는 과정을 차근차근 보여주면서 글로벌 금융 위기가 촉발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알기 쉽게 보여준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현장에 있덨던 미국 정부 및 연준 관계자, 금융사 고위 임원, 경제학계 관계자들을 직접 섭외하여 인터뷰를 진행함으로써 당시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 영화를 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뤘던 또 다른 영화 '빅 숏(Big Short)'이 생각났는데, 빅 숏이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측하고 그 기회를 살려 큰돈을 번 영웅들의 신화 같은 이야기라면, '인사이드 잡'은 월가의 무책임과 탐욕으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그 세계가 어떤 고통받았는지를 보여주는 비극이라 할 수 있다.
그밖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고, 현재(영화 속 시점으로 2010년)는 어떤 상황인지도 건조하게 그리고 있다.
2000년대 미국 금융 시스템의 부조리함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영화 '인사이드 잡'. 글로벌 금융 위기와 현대 금융 시스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볼 만한 영화라 생각된다.
2021년 현재도 13년 전 금융위기로 직장을 잃고, 집을 잃었던 사람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아래는 올해 초 게임스탑(GME) 사태가 일어나던 때, 글로벌 금융위기로 집안이 몰락한 어느 레딧 유저가 남긴 글의 일부이다.
I remember when the housing collapse sent a torpedo through my family.
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우리 가족을 박살 낸 걸 기억해.
My father's concrete company collapsed almost overnight. My father lost his home. My uncle lost his home.
우리 아버지의 굳건한 회사는 하루아침에 전부 날아가 버렸어. 아버지께선 자신 명의의 주택도 잃으셨지. 삼촌도 마찬가지야.
I remember my brother helping my father count pocket change on our kitchen table. That was all the money he had left in the world.
난 아버지께서 식탁에서 잔돈 세시는 걸 형이 도와주던 것도 기억나. 그게 아버지가 가진 마지막 남은 돈이었어.
While this was happening in my home, I saw hedge funders literally drinking champagne as they looked down on the Occupy Wall Street protestors. I will never forget that.
우리 집안에선 이렇게 일이 꼬여갈 때, 난 월가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월가 점령 시위를 내려다보면서 축배를 들던 걸 보고 말았어. 난 그 일을 절대로 잊지 못할 거야.
My Father never recovered from that blow. He fell deeper and deeper into alcoholism and exists now as a shell of his former self, waiting for death.
아버지는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셨어. 점점 술독에 빠지게 되었고, 이젠 산송장 신세가 되어 죽는 날만 기다리고 계시지.
This is all the money I have and I'd rather lose it all than give them what they need to destroy me.
이건 내가 가진 전 재산이고, 저 놈들이 날 먼저 파괴하기 전에 차라리 내가 먼저 다 날려버리겠어.
Taking money from me won't hurt me, because i don't value it at all.
내 돈을 뺏어간대도 나한테 상처가 되진 않아. 왜냐면 난 전혀 아깝지 않거든.
I'll burn it all down just to spite them.
놈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전부 불태워버릴 거야.
'📽️, 🎶, 🎮 취미 > 영화 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넷플릭스] 카우보이 비밥 실사 드라마 솔직한 후기 (0) | 2021.11.24 |
---|---|
에놀라 홈즈 (Enola Holmes) - 셜록 홈즈에게 여동생이 있다면... (0) | 2021.11.11 |
[넷플릭스] 오스만 제국의 꿈 (Rise of Empires: Ottoman) - 콘스탄티노플을 향한 술탄의 야망 (1) | 2021.02.22 |
[넷플릭스] 바바리안 (Barbarians) - 로마 제국에 대항한 게르만 민족의 투쟁 (토이토부르크 숲 전투) (0) | 2020.12.10 |
[영화] 마스터 앤드 커맨더: 위대한 정복자 - 19세기 초 범선의 시대 (0) | 2020.12.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