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선라이즈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이 20여 년 만에 넷플릭스에서 실사화되었다.
원작 애니메이션이 워낙 큰 사랑을 받은 탓에 오래전부터 실사화 얘기가 있어왔고, 원작 애니메이션의 팬인 키아누 리브스는 일전에 이 작품이 실사화가 된다면 본인이 스파이크 역을 맡고 싶다고 얘기한 적도 있었다.
아무튼, 원작이 워낙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넷플릭스에 출시되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고 나 역시 애니메이션과 OST를 모두 좋아했기에 출시를 손꼽아 기다려왔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시리즈를 끝까지 보기 힘들 정도로 실망스러웠다.
원작의 하드보일드한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주요 인물들의 설정도 원작과 너무 달라 제대로 몰입을 할 수 없었다.
원작에서 스파이크가 앞뒤 생각 안 하고 달려들면 제트가 말리는 등 스파이크는 직관적인 면, 제트는 이성적인 면이 강조된 인물이었던 반면, 실사판에서 제트는 딸바보가 되어 딸의 생일 선물을 위해 현상범을 잡자고 하면 오히려 스파이크가 말린다든지 원작의 캐릭터와는 완전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비셔스도 원작에서의 비정한 모습을 온데간데 없이 조직과 줄리아 사이에 이리저리 휘둘리기 바빴고, 자신의 운명을 적극적으로 결정하여 조직을 탈출했던 줄리아가 실사 드라마에서는 비셔스의 아내가 되어 수동적인 인물로 전락해버렸다.
액션 부분에 있어서도 원작의 스파이크는 이소룡의 절권도 또는 카포에라를 연상시키는 빠르고 경쾌한 움직임을 보여준 반면 실사판에서의 액션은 일반적인 액션 영화보다도 못한 모습이었다.
그나마 실사 드라마에서 볼 만한 부분은 CG 부분. 소드 피쉬와 비밥호 그리고 위상차 공간 게이트가 실사로 구현된 모습은 볼 만하였다.
https://twitter.com/i/status/1458132370020728841
끝으로 원작에서의 개성 뚜렷한 캐릭터들을 어떤 배우들이 맡았나 보면…
실제 나이 49세의 존 조가 작중 나이 27살인 스파이크를 소화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그래도 스타일은 원작과 비슷하게 나왔다. 기럭지의 차이가 있지만, 이건 원작에서 스파이크의 비율이 워낙 비현실적이라…
제트는 실사화되면서 흑인으로 변한 것만 제외하면 싱크로율이 굉장히 높다. 외형적으로는 제트 블랙의 모습 그대로다.
??:누구세요? 저 누님이 페이? 살짝 갸우뚱하지만, 원작의 페이 발렌타인을 닮은 사람을 찾기 어려웠을 거라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는데…
에드와 비셔스는 닮고 안 닮은 것을 떠나, 그냥 두 캐릭터를 어설프게 코스튬 플레이 한 것 같다.
줄리아는 적어도 '외형적으로' 싱크로율이 상당히 높다. 다만 인물의 캐릭터는 원작과 완전히 달라졌다.
현재 넷플릭스에서는 실사 드라마 카우보이 비밥과 함께 원작 애니메이션(TV판, 극장판)도 제공하고 있으니 비교해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만일 실사 드라마를 본다면 일본어 더빙으로 보는 것을 추천한다. 원작을 본 사람들에겐 그게 그나마 위하감이 덜하다.
'📽️, 🎶, 🎮 취미 > 영화 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놀라 홈즈 (Enola Holmes) - 셜록 홈즈에게 여동생이 있다면... (0) | 2021.11.11 |
---|---|
인사이드 잡: 글로벌 금융위기와 월가의 그림자 (0) | 2021.05.09 |
[넷플릭스] 오스만 제국의 꿈 (Rise of Empires: Ottoman) - 콘스탄티노플을 향한 술탄의 야망 (1) | 2021.02.22 |
[넷플릭스] 바바리안 (Barbarians) - 로마 제국에 대항한 게르만 민족의 투쟁 (토이토부르크 숲 전투) (0) | 2020.12.10 |
[영화] 마스터 앤드 커맨더: 위대한 정복자 - 19세기 초 범선의 시대 (0) | 2020.12.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