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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그래픽 노블로 재탄생한 '제5도살장'

by The Raven 2024. 10. 28.

  • 지은이: 커트 보니것(Kurt Vonnegut) 원작, 라이언 노스(Ryan North) 각색, 앨버트 먼티스(Albert Monteys) 그림
  • 출판 연도: 2022년
  • 출판사: 문학동네

 

지난 주 금요일 사내 도서관에서 대출하여 주말동안 읽었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작가가 직접 경험한 전쟁의 끔찍한 참상을 블랙코미디로 그려낸 작품이다.

유리멘탈에 몸도 허약한 주인공 빌리는 연합군으로 2차 대전에 참전했으나 별다른 활약도 없이 독일군에 포로로 잡힌다. (활약을 못한 정도가 아니라 아군에게 짐짝 취급을 받음...)

아군 낙오병들을 따라가던 그는 어느 순간 알 수 없는 이유로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게 되고 (책에서는 이를 시간에서 풀려났다고 말함) 트랄파마도어 행성의 외계인에게 납치되기도 한다.

가혹한 포로 생활과 드레스덴 폭격의 충격으로 빌리의 인격은 박살이 나버렸고 전쟁이 끝나서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번에 보는 외계인에 대한 설정은 드니 빌뇌브의 영화 컨택트에 나오는 외계인들과 유사하다. 

 

전쟁 PTSD로 인격이 박살난 인간에 대한 묘사는 람보시리즈의 존 람보와 드라마 '더 퍼시픽'의 유진 슬레지를 연상시킨다. 다만 존 람보와 달리 빌리는 자신의 고통을 혼자 몰래 우는 것으로 대신했다. 

존 람보
유진 슬레지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레바논에서는 여전히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빌리와 존이 만들어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씁쓸해진다.

다른 수많은 미국인들처럼 어머니도 기념품점에서 산 물건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으려 했다.
그 모든 세월이 어디로 가버렸지?
따라서 돈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을 탓하고 또 탓한다.
사람들은 놀랍고 새로운 거짓말을 수없이 생각해낼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더이상 살고 싶어지지 않을 테니까.
뭐, 그런거지.


 

드레스덴 폭격 후 도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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